짊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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짊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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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oz 2026. 2. 25.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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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길을 의미하는 Road와 짐을 의미하는 Load는 비슷한 발음과 철자로 이루어졌다. 뜻은 다르지만 묘하게 같이 쓰이는 경우가 많다. 가령 인생길과 삶의 무게 같은 경우 말이다. 얼마 전 보았던 다큐영화 ‘인생을 짊어지고’에는 지게로 짐을 지고 산장까지 운반하는 봇카라는 직업이 나온다. 일본의 오제 국립공원에서 12㎞ 떨어진 산장까지 필요한 물품을 나르는 일을 하는 젊은이들의 영화였다.

자신의 키보다 높고, 자신의 몸무게보다 무거운 83㎏의 무게. 그들은 어깨를 짓누르는 건 짐의 무게가 아니라 균형이라고 말했다. 짐을 쌀 때 철저하지 않으면 그 결과는 오롯이 자신에게 오고, 균형을 잘 잡지 못하면 내내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늘 중심을 생각하며 걷는다는 말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

항공사에도 탑재물을 관리하는 로드마스터라는 직업이 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 역시 균형과 배치이다. 화물마다 무게와 부피가 달라서 무게가 한쪽으로 쏠리지 않게 중심을 찾는 것이 이 일의 핵심이다. 비행기가 언제든 만날 수 있는 갑작스러운 기류 변화와 흔들림 속에서 잘 견딜 수 있는 핵심은 균형과 무게 중심이기 때문이다.

봇카들은 등산객들과 최대한 부딪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자신의 페이스대로 걷지 못하면 금세 지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봇카들은 따로, 또 같이 걷기도 하는데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떠오르기도 했다.

오늘의 양식을 얻기 위해 오늘의 일용할 짐을 지는 게 인생의 법칙이다. 영화의 마지막에 집채만 한 짐을 짊어진 채 심하게 부는 바람을 온전히 맞으며 나뭇가지처럼 흔들리며 버티는 한 남자를 봤다. 그 안간힘이 버거워 보였다. 역시 삶이란 타인이 흔들 건, 내가 흔들 건 끝없이 흔들리는 일 아닐까. 그러니 중요한 건 내가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려는지 알아보는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무게중심 잡는 것을 업으로 삼는 사람조차 잡기 힘든 게 균형이니, 치우친 마음에 바람 잘 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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