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림
물건이 공간의 주인이 되는 경우가 있다. 대청소를 하겠다고 결심한 날, 어느새 창고가 된 방문을 열었다. 그곳에서 오래 전 회사원 시절의 업무 일지를 발견했다. 몇 장 넘겨보다가 그때의 나를 압도했던 시가 떠올랐다.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서른 살은 온다”라고 쓴 최승자의 문장이었다. 업무 일지 속에는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의 혼란이 가득했다. 게으른 내가 하루에 이렇게 많은 일을 하며 쉴 새 없이 흔들리고 고민한 흔적들이었다.요즘 신입들의 꿈이 조기 은퇴라는 얘길 듣곤 한다. 자산 가격은 팽창하고, 평생 직장 개념도 사라졌으니 비트코인과 주식, 부동산 투자로 경제적 자유를 찾으려는 사람이 많다. 사기업에 다니면 사노비, 공무원은 공노비로 체념하듯 직장 생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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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3. 5.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