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쯤
오랜만에 강원도 남부와 경북 북부를 여행했다. 첩첩산중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굽이진 지형이었다. 친구가 “첩첩산중에 있으니까 참 좋다”고 말했다. 첩첩산중은 힘든 상황을 의미하는 말 같다는 내 말에 그녀는 그래서 더 좋다고 했다. 이미 첩첩산중에 들어와 있으니 중간쯤에는 도달해 있는 셈이고, 그러니 괜찮다는 것이다.호텔의 느긋한 조식을 먹으며 가을 창밖을 바라봤다. 아침 7시, 바싹 구운 식빵과 아메리카노 한잔에도 우리는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 있다. 한자로 행복의 ‘행’은 다행할 행(幸)이다. 놀랍게도 이것은 매울 신(辛) 자와 많이 비슷하다. 나로선 매울 ‘신’은 주로 ‘고생’이나 ‘괴로움’을 뜻할 때 많이 쓴다는 것 역시 참 흥미롭다. 행복과 불행은 어쩌면 동전의 양면처럼 가까이 붙어 있는 것 아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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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3. 7. 1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