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
더위 때문인지 늦은 저녁 공원을 산책하는 개가 눈에 더 자주 보인다. 흥미로운 건 주인의 발걸음에 맞춰 앞으로만 행진하는 개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개들은 자주 멈추고, 주인을 확인하고, 여기저기 코를 킁킁대며 냄새를 맡는다.알렉산드라 호로비츠의 책 '개의 사생활'을 읽기 전에는 개들의 후각이 막연히 인간보다 더 뛰어나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냄새에 있어서 인간과 개가 경험하는 세계가 전혀 다르다는 걸 알게 됐다. 가령 개의 세계에선 장미 한 송이에 달려 있는 꽃잎 한 장 한 장의 냄새가 다르게 느껴진다. 꽃가루 발자국을 남기고 간 각종 곤충의 발자국 때문에 꽃 이파리마다 다른 냄새를 풍기기 때문이다. 모든 존재의 흔적을 '코'로 느끼고 그릴 수 있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내가 쥐었던 꽃송이를 동생이 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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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2. 16. 1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