얻는것
여름에서 가을,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갈 무렵 영화 ‘다가오는 것들’을 본다. 나로선 겨우 핀 꽃이 이내 지거나, 풍성한 나무들이 순식간에 빈곤해지는 걸 보며 무상함을 느끼지 않을 도리가 없다. 제자를 사랑하게 됐다는 남편의 고백으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내 예상을 깨고 그 누구도 다치지 않는다. 더 흥미로운 건 이별 후 새 자아를 얻기 위해 여행을 떠나고, 그 길 위에서 새로운 인연을 만나는 등의 스토리는 없다는 것이다. 대신 철학 교사인 주인공은 되뇌인다.“20년 동안 남편과 나는 브람스랑 슈만만 들었어. 지긋지긋해. 이런 생각을 해. 애들은 떠나고, 남편은 가고, 엄마는 죽고, 나는 이제 자유를 되찾은 거야.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완벽한 자유.”갑자기 찾아온 자유는 역설적으로 ‘안전하지 않다’는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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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3. 5. 19: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