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감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보다가 인상적인 대사(臺詞)를 발견했다. 신인 때 잘나가다가 망한 여배우가 천재 소리를 듣다가 데뷔도 못한 감독과 나누는 이야기였는데, 그녀의 앞에는 한때 잘나가다 망한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제약회사 이사, 은행 부행장, 자동차 연구소 실장을 하다가 각각 백수, 미꾸라지 수입업자, 모텔에 수건 대는 업자로 전락한 쉰 살의 아저씨들 말이다. 망한 사람 앞에 두고 망해서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열변을 토하는 감독에게 배우가 말한다."인간은요. 평생을 망가질까봐 두려워하면서 살아요. 전 그랬던 것 같아요. 처음엔 감독님이 망해서 정말 좋았는데, 망한 감독님이 아무렇지 않아 보여서 더 좋았어요. 망해도 괜찮은 거구나.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망가져도 행복할 수 있구나...
**
2026. 2. 10.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