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
개인적으로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는 20대였다. 농사로 치면 20대는 씨를 뿌리는 시기라 언제 씨앗이 발아해 열매를 맺을지 알 수 없는 시기다. 그 시절은 끝이 잘 보이지 않는 터널을 걷는 기분으로, 소설가 김연수는 20대를 “결과는 없는 원인만 있는 삶”이라고 표현했다. 행복에 관한 생애 주기 역시 20대에게 불리하다. 행복 지수는 파도 모양으로 움직이는데, 10대까지 상승하다가 20대 초중반에 바닥을 치고 30대 중후반까지 상승하기 때문이다.20대에 불안이 극에 달하는 건 특히 미래 때문이다. ‘미래 중독자’의 저자 대니얼 밀로는 인류가 상상력을 발휘해 ‘미래’라는 시간 개념을 발명한 후, 인간에게 숙명처럼 불안이 따라왔다고 말한다. 현재만 사는 동물들에 비해 인간은 일어나지 않은 일을 현실처럼 느..
**
2026. 3. 15. 1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