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너츠
스누피와 찰리 브라운이 등장하는 만화 ‘피너츠’는 실패와 불운의 아이콘이다. 찰리가 속한 야구팀은 이겨본 적이 없고, 친구 루시와 하는 체커 게임에서 찰리는 만 번 연속 패배한다. 딱 100명만 먹을 수 있는 유명 돈가스 집 앞에서 초저녁부터 텐트를 치고 다음 날까지 기다린 101번째 번호표의 주인공이 이런 심정인 걸까. 노력이라도 안 했으면 덜 억울할 텐데 이런 불운은 어떻게 감당해야 하는 걸까.수십 번 로또를 샀어도 5등 한 번 당첨된 적 없고, 짝사랑하던 남자는 제일 친한 친구와 연인이 되고, 13년 동안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소설을 투고했어도 본심에만 오르던 사람, 그게 나다. 그럴 때마다 선배 작가들의 불운 리스트들을 뒤져봤었다. 도스토옙스키가 대작을 쓸 수 있었던 건 빚 때문이었고, 발자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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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2. 26. 1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