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 버터, 마요네즈, 마가린
우리가 주방에서 가장 자주 마주하는 네 가지 유지류 및 유제품인 치즈, 버터, 마요네즈, 마가린은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출신 성분부터 영양소까지 완전히 다른 개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은 치즈입니다. 네 가지 식품 중 유일하게 ‘단백질’을 대표하는 영양 식품입니다. 우유 100%를 주원료로 삼아 그 속에 담긴 순수한 단백질과 칼슘 성분을 응고시키고 숙성하여 만듭니다. 제조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우유가 압축되고 오랜 시간 발효를 거치기 때문에 몸값도 일반적으로 가장 비쌉니다. 슬라이스 형태의 가공 치즈부터 깊은 풍미를 지닌 단단한 덩어리 치즈까지, 맛과 영양이 모두 풍부한 고급 식품입니다.
치즈의 형제 격인 버터 역시 우유 100%로 만들어지지만, 지향점은 전혀 다릅니다. 치즈가 우유의 단백질을 훔쳐 왔다면, 버터는 우유의 ‘지방(크림)’만을 모아서 만듭니다. 천연 유지방이 주는 고소하고 부드러운 풍미는 요리의 격을 높여주지만, 동물성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높아 과다 섭취는 주의해야 합니다. 우유가 주원료이기에 치즈 다음으로 가격이 비쌉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시판 우유는 지방을 미세하게 쪼개놓아 집에서 버터를 만들 수 없으며, 반드시 순수 유크림(생크림)을 세차게 흔들어야만 버터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버터의 높은 가격과 부족한 공급을 해결하기 위해 인류가 만들어낸 위대한 대체품이 바로 마가린입니다. 우유가 단 한 방울도 들어가지 않는 마가린은 콩기름이나 옥수수유 같은 ‘식물성 기름’을 주원료로 삼아 인위적으로 굳힌 지방입니다. 식물성이라 콜레스테롤이 없다는 장점이 있으며, 원가가 매우 낮아 네 식품 중 가장 저렴하고 유효기간도 1년 안팎으로 가장 깁니다. 과거에는 굳히는 과정에서 트랜스지방이 문제였으나, 최근 기술의 발전으로 대부분 트랜스지방 제로 제품으로 생산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마요네즈는 식물성 기름을 베이스로 삼는다는 점에서 마가린과 닮았지만, 상온에서 고체가 아닌 부드러운 소스 형태를 유지합니다. 여기에는 과학의 원리가 숨어 있습니다. 절대 섞이지 않는 식물성 오일과 식초를 달걀노른자 속에 든 ‘레시틴’이라는 성분이 자석처럼 연결해 주어 크림처럼 부드러운 소스로 재탄생한 것입니다. 달걀노른자가 들어가 마가린보다 가격이 조금 더 나가며,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영양학적으로 훌륭하지만 성분의 대부분이 기름인 만큼 칼로리가 매우 높아 다이어트의 적이 되기도 합니다.
결국 이 네 가지 식품은 우유의 단백질로 만든 귀한 영양식(치즈), 우유의 지방으로 만든 풍미의 제왕(버터), 달걀노른자로 기름을 묶어낸 고소한 소스(마요네즈), 식물성 기름으로 버터를 재현한 가성비의 산물(마가린)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각자의 원료와 영양을 이해하고 나면, 우리의 식탁을 더욱 건강하고 풍성하게 채울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