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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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oz 2026. 2. 2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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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마시다가 야외 카페의 탁자에 죽은 비둘기가 떨어지는 충격적인 경험을 했다. 당시는 비둘기가 왜 여기에 떨어졌을까 놀랐는데, 알고 보니 건물 이층의 투명 유리에 충돌한 것이었다. 그때 처음 로드 킬은 땅 위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란 걸 깨달았다. 그 후 유독 내 눈에는 고통받는 동물들이 많이 보였는데 고래의 배 속에서 나온 40㎏의 비닐이 그랬고, 죽은 바다거북의 위장에서 나왔다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그랬다. 최근에는 책방에서 읽은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에서 이 문장이 오래 가슴에 남았다.

"고양이가 누운 도로 위로 차들은 멈추지 않고 달린다. 그리고 밤이 온다. 차도 사람도 모두 사라진 깊은 밤, 숨어 있던 어미가 나타난다… '콰앙!'의 슬픔은 어린 고양이가 차에 치여 죽는 순간이 아니다. 새끼가 죽어가도 숨어서 밤이 되기를 기다려야 하는 어미의 마음에 있다."

김동수의 그림책 '잘 가, 안녕'에는 트럭에 치여 죽은 강아지가 등장하고, 리어카를 끌고 다니며 강아지를 수습하는 기괴한 누더기 할머니가 등장한다. 할머니의 리어카에는 온통 길에서 죽어 잘리고 터진 동물 사체가 가득한데, 할머니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실과 바늘을 꺼내 동물의 터진 몸을 일일이 바늘로 기운 후 이불을 덮어, 오리가 이끄는 배 위에 띄워 보내주며 인사한다. 잘 가, 안녕이라고.

빨간머리 앤의 어린 시절 이야기에는 “고양이는 나를 빨간머리라고 비웃지 않겠죠?”라는 대사가 나온다. 고양이 로킨바를 끌어안은 어린 앤의 모습이 내내 잊히지 않았다. 정말 그렇다. 개와 고양이는 우리를 잘생긴 주인, 못생긴 주인으로 나누지 않는다. 부자 주인, 가난한 주인으로 평가하지도 않는다. 개와 고양이와 있으면 우리는 ‘되고 싶은 나’가 되지 않아도 존재 자체로 있는 힘껏 사랑받는다. 변덕스러운 인간에게서 결코 얻지 못하는 사랑과 위안을 그들이 우리에게 주는 것이다. 그렇게 세상은 애완의 시대에서 이제 반려의 시대로 변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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