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기증
51세에 은퇴한 지인이 있다. 30대부터 은퇴가 꿈이었던 그는 “은퇴하면~”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더니 정말 조기 은퇴했다. 많이 놀랐다. 자발적 은퇴자인 그의 꿈 세계 일주는 귀에 딱지가 앉게 들어 알고 있었다.흥미로운 건 은퇴만 하면 떠날 줄 알았던 그가 한국에 있다는 것이다. 이유를 물으니 혐기증(嫌氣症)이 생겼다고 했다. 비행기를 타면 숨쉬기도 힘들고, 기체가 조금만 흔들려도 온몸이 뻣뻣해져 공황장애가 따로 없다는 것이다. 병원에 가도 딱히 발병의 이유를 알 수 없다가 어느 날 이전에 비해 가진 게 많은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고 했다. 사는 게 힘들고 일이 안 풀릴 때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거의 없었는데, 시간과 돈이 있는 지금은 그걸 누리지 못하고 죽게 될까 봐 없던 공포가 생겼다는 것이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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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2. 15. 1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