눌은밥
함께 공부했던 남자 친구가 임용고시에 붙고, 자신은 떨어진 날. 혜원에게 가보고 싶은 곳이 떠올랐다. 고향 미성리였다. 혜원이 텅 빈 고향 집으로 돌아온 후, 가장 먼저 했던 건 눈밭에 묻힌 꽁꽁 언 봄동을 캐 된장국을 끓이고, 쌀통의 쌀을 긁어 밥을 짓는 것이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오래 노력했던 것에 실패하고 눈앞이 캄캄해진 날, 누구나 던져봤을 질문에 관한 답이다."앞으로 나, 어떻게 살지?"시골이 싫다고 서울로 떠날 때는 언제고 왜 다시 온 거냐고 묻는 고향 친구에게 혜원은 배가 고파서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리틀 포레스트'가 주는 정확한 위안은 4계절을 배경으로 제철 재료를 이용해 만드는 음식 그 자체다. 덕분에 편의점 김밥과 도시락, 컵라면이 사라진 풍경 뒤로 감나무가 등장하고, 주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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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2. 15. 2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