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티슨
제주는 바람이 강하다. 그럼에도 제주의 돌담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비밀은 돌 사이의 틈이다. 그 숨구멍이 바람이 통하는 길을 내어주기 때문이다. 이사를 하게 되면 알게 되는 것이 있다. ‘짐을 모두 들어낸 공간이 이렇게 넓었었나’는 놀라움이다.새해를 맞이해 대청소를 했다. 인연을 다한 휴대폰 전화번호도 정리했다. '제티슨(Jettison)'이란 단어가 있다. 제티슨은 비행기나 선박이 위기에 처했을 때 짐을 바다에 버려 무게를 줄이는 걸 뜻한다. 비상시에는 사람의 생명을 제외한 물건은 버리는 게 원칙이다. 비행기가 항공유를 공중에 쏟아 폭발 가능성을 줄이는 것도 '제티슨'의 일종이다.잘 버리는 일의 핵심은 의외로 무엇을 간직할지 정하는 것이다. 도미니크 로로는 자신의 책 '심플하게 산다'에서 정리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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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2. 2. 2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