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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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oz 2026. 3. 2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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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나 단체에 가입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가끔 궁금해지는 단체가 있다. ‘국제 어두운 밤하늘 협회’나 ‘구름 감상협회’가 그렇다. ‘구름 수집가’로 활동하는 남자가 건물 옥상에서 여자에게 구름을 설명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서쪽에 있는 건 탑상운, 남쪽에 있는 건 권적운”이라고 말하면서 남자는 “권적운은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구름”이라고 설명한다. 여자는 매일 보는 구름에 이렇게 많은 이름이 있는 줄 몰랐다고 말하다가 “아름다운 걸 볼 줄 아는 사람이었네요”라며 감탄한다. 남자의 대답은 “그러니까 당신의 아름다움도 알아본 거죠”라는 고백이었다.

드라마 ‘겨우 서른’에서 이 장면을 보던 날, ‘개빈 프레터피니’의 책 ‘날마다 구름 한 점’이 떠올랐다. 전 세계 구름 추적자들이 수집한 365장의 구름 사진으로 이루어진 책이었다. 이 책을 읽은 후 나는 매일 구름 사진을 찍었고, 에드워드 호퍼가 자주 그렸던 구름이 ‘상층운’이었다는 것도 알게 됐다.

존 러스킨은 ‘근대 화가론’에서 일반인들이 하늘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다는 걸 안타까워하며 “하늘이야말로 자연이 인간을 기쁘게 하고, 인간과 대화하기 위한 자명한 목적으로 신이 가장 신경 써서 창조한 부분”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우리가 자연에서 가장 신경 쓰지 않는 부분이 하늘이라는 것이다. 그 문장을 읽던 날, 나는 공원에 돗자리를 깔고 하늘을 향해 누웠다. 돼지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볼 수 없는 동물이다. 평생 눈앞의 먹이를 위해 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끔은 땅이라는 ‘일상’에서 벗어나 하늘이라는 ‘이상’을 마주하는 시간은 필요하다.

봄날의 꽃이 아름다운 건 빨리 지기 때문이다. 누워서 바라본 구름 또한 끝없이 움직이고, 모이고, 옅어지며 사라진다. 바람에 따라 흐르는 구름을 보며 변하지 않는 건 없다는 사실을, 그러므로 이 순간이 소중하다는 진리를 깨닫는다. 하루에 한 번 구름을 보는 것은 좋은 명상법이다. 지구별에서 우리는 모두 잠시 지나가는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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