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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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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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oz 2026. 2. 7.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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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 속 가장 아름다웠던 밤은 인도 아잔타 석굴 근처의 마을에서 본 여름 밤하늘이었다. 머물던 마을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치과에 갈 수 없어 자주 통증을 겪던 마을 할머니는 진통제를 선물한 나에게 멋진 걸 보여주겠다고 했다. 할머니와 걷는 내내 흰 눈을 맞는 기분이었다.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니 눈보라가 몰아쳤다. 일평생 상상조차 해본 적 없는 그것은 밤하늘의 별이었다. 그 눈보라가 은하수라는 건 훗날 알았다.

별의 아름다움을 느끼기 위해선 최소 450개 이상의 별을 한꺼번에 봐야 한다. 하지만 도시의 인공적인 빛은 별을 가린다. 다행히 지구에는 밤하늘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국제 어두운 밤하늘 협회'가 그것이다. 한국에선 최초로 2009년에 전남 신안군의 섬 증도가 이 단체에 가입했다.

아름다운 에세이 '잃어버린 밤을 찾아서'에는 천문가 존 보틀이 밤하늘을 9개의 등급으로 나누는 장면이 등장한다. 가장 밝은 수준이 9이고, 가장 어두운 수준이 1이다. 서울이나 라스베이거스 같은 도시들은 등급 9이다. 그에 의하면 젊은 층은 등급 3(지평선에 빛 공해가 약간 있는 시골)이나 등급 2(정말 어두운 곳)의 어두운 밤을 경험한 적이 없다. 미국 국립공원에는 '밤하늘 팀'도 있다. 그들의 인터뷰가 인상적이었다.

"다음 세대의 큰 문제는 하늘의 장대함을 알지 못한다면 그것을 다시 요구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자라면서 은하수라든가 티 없이 맑은 하늘이라든가 개기일식을 보지 못하지요. 지상의 멋진 풍경도 좋지만 정말로 그런 것들을 보아야 합니다. 가슴을 활짝 열어젖혀 주는 것들이니까요."

오래전 인도의 한 시골 마을의 밤하늘에서 내가 느낀 것도 그런 장대함이었다. 그때 나는 내가 저 먼 은하계의 존재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것은 한국인도, 세계인도 아닌 지구인으로서의 새로운 인식이었다.


(The International Dark-Sky Associ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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