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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oz 2026. 2. 2.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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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법무법인 변호사들에게 폭언한 재벌 아들의 기사를 본 날, 황정은의 단편 ‘복경’을 떠올렸다. 백화점 침구류 매장에서 근무하는 주인공은 자신을 ‘매일 웃는 사람’으로 정의한다. 더 정확히 말하면 ‘웃고 싶지 않은데도 자꾸 웃는 여자’로 말이다.

소설 속에는 매장의 모든 이불을 한껏 뒤적이다가 사지 않고 나오는 고객이 등장하는데, 그녀는 화장실에 두고 온 자신의 핸드폰을 지하 주차장으로 빨리 가져 오라고 다시 이불 매장에 전화를 건다. 소위 '진상' 고객이다. 자신이 지불한 돈으로 물건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인격까지 살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 '매일 웃는 그녀'는 고객의 수화기에 대고 백화점 매뉴얼대로 응대한다.

"직원은요. 고객용 화장실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고객님. 고객용 화장실은 어디까지나 고객을 위한 공간이므로 고객용 화장실에 똥을 싸러 들어갈 수 있는 것은 고객뿐이고요. 뭔가 쌀 작정이 아니더라도 직원은 출입 자체가 되지 않기 때문에 저는 할 수 없고 예외는 없습니다."

전화를 끊으며 그녀는 마침내 웃는다. 그녀는 지금의 웃음을 꼭 기억하고 싶다고 적는데, 자신이 지금 바로 그렇게 웃고 싶었기 때문이다. 웃고 싶은 대로 웃은 정확한 웃음! 웃음을 설명하는 이 기묘한 정의가 가슴을 두들겼다. 과연 이것은 통쾌한 복수일까. 아니, 복수가 되기는 하는 걸까. 문득 '백화점에는 사람이 있다'라는 책에 나온 어떤 문장이 떠올랐다.

"백화점에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풍경들도 있었습니다. '앉아 있는 백화점 노동자' '안경을 낀 여성 노동자' '고객용 화장실을 이용하는 백화점 노동자'입니다."

화려한 백화점 안에는 두 개의 전혀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 고객용과 직원용이라는 세계. 그것을 갑과 을의 세계로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나 언제나 ‘갑’인 사람은 없다. 그러니 거울 속에서 화가 나도, 억울해도, 슬퍼도 웃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된 날, 이런 질문을 해 볼 수밖에. 이 웃음이 가면이 되어 내 얼굴에 달라붙기 전, 나의 진짜 웃음은 어떤 것이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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