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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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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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oz 2026. 2. 1.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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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7월 말에서 8월 초에 보는 문구가 있다. ‘7월 30일~8월 1일 휴가 갑니다. 죄송합니다.’ 작년에도 보았을 것이다. 대개 이런 문구는 세탁소나 백반집, 옷가게 같은 영세 자영업자의 상점 철제 셔터에 붙어 있다. 그것도 프린트된 문구가 아니라 매직이나 사인펜으로 쓰여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걸 볼 때마다 생각했다. 대체 뭐가 죄송한가. 1년에 고작 3일 쉬면서 그것도 주말을 끼워서 쉬는데 말이다. ‘죄송합니다’는 문장을 볼 때는 불편함을 넘어 마음이 시리다. 놀라운 건 그마저도 쉬지 못하는 가게도 많다는 것이다. 식당을 했던 내 부모님에게 휴가는 없었다. 가족은 한 번도 어버이날 당일 외식을 해본 기억이 없다. 어버이날은 요식업계의 대목 중의 대목이었다. 자영업자는 고용주이지만 노동자이기도 하다. 경제개발 시기엔 우리가 집단에 의해 과로를 했지만 지금은 자기 성취를 위해 과로한다. 스스로가 과로의 피해자이며 가해자인 셈이다. 자기 착취가 타인에 의한 착취보다 효율적인 건 그것이 자유롭고 자율적이라는 착각 속에서 반복되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는 IMF 경제 위기 이후 극적으로 변화했다. 대량 해고와 폐업 정리는 TV 뉴스가 아닌 가족 혹은 친구의 일이 됐다. 그것은 우리에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남았다. 언제든 안전망이 사라질 수 있다는 공포 때문에 자기 착취에 더 무감해진 것이다. 자영업의 대표 업종은 단연 치킨집이다. 치킨계급론이라는 게 있다. 치킨은 인간을 세 가지 계급으로 나눈다. 치킨을 튀기는 자와 배달하는 자 그리고 그것을 먹는 자. 우리는 모두 치킨을 먹는 자가 되기를 원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며칠 전 점심을 먹은 김치찌개 집에서 ‘밥 먹지 않은 자, 일하지 말라!’는 문구 하나를 발견했다. 취업을 위해 다이어트를 하겠다며 조카가 냉장고 위에 붙여 놓았던 ‘먹으면 죽는다!’는 문장이 떠올라 마음이 이상했다. 먹지 않으면 죽는다. 쉬지 않으면 죽는다. 이토록 자명한 사실이 또 있을까 싶다. 휴가 가는 건 죄송할 일이 아니다. 죄송할 게 이렇게 많아서야 건강한 사회라고 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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